여기서 별이랑 댓글로 얘기하다가 갑자기 생각나서 재회 후기 써봄.
참고로 나는 올해 초에 있었던 일이야. 이 남자한테 나중에 다시 연락은 왔지만 재회는 하지 않았어.
결론부터 말하면
전남친이 알고 보니 유부남이었고
나한테 다닌다고 말했던 회사까지 거짓말이었음.
근데 더 어이없는 건 내가 이 사람을 정말 자주 만났다는 거야.
일주일에 6-7번 정도 만났고 평일에도 새벽 1-2시까지 같이 있다가 헤어지는 날이 많았어. 회사 출장도 따라가고 외박도 했고 해외여행도 종종 같이 갔어.
미국 여행도 갔었으니까 2주 정도 같이 있었고, 명절에도 일본 여행을 같이 갔음. (만난 기간 6개월, 해외 출장 포함 총 해외 여행은 5번)
심지어 나한테 본인 카드도 줬고
회사 명함까지 줬었어.
그래서 나는 애초에 유부남일 거라는 의심을 거의 못 했어.
나는 타로 20대 중반부터 보던 사람이라
남자친구 생길때마다 타로 보고, 헤어질 때마다 타로 보는 사람이라 그날도 어김없이 다른 거 물어보려다가 남자친구 상담도 같이 받았는데
모 선생님이 이 남자가 나한테 거짓말이 너무 많이 뜬다길래 난 전혀 예상되는게 없어서 그냥 가볍게 이건 사실이에요? 이건 거짓이에요? 이런 식으로 질문 봄.
근데 다른 여자가 계속 뜨고 심지어 결혼하고 회사도 속였대. 그리고 야근하는 날에는 일하는게 안보이신다는 거야
그때는 솔직히 이해가 안 됐어.
일주일에 6-7번을 만나고, 여행도 같이 다니고, 외박도 하는 사람이 대체 뭘 그렇게까지 숨길 수 있나 싶었거든.
그런데 이상하게 그 뒤로 그 말이 계속 신경 쓰이더라?
친구들한테 우스갯소리로 “야 타로쌤이 내 남친 유부남이래“ 했고, 친구들이랑 웃으면서 친구들이랑 같이 있는 자리에서 전남친이 회사에서 찍어서 카톡으로 보내줬던 사진들을 내 앨범에 저장해놓고 하나하나 확대해서 보기 시작했어.
(난 전남친의 친구들과 직장 동료까지 아는 사이였고, 내 친구들도 전남친과 자주 봤었음. 전남친 직장 동료는 사실이었지만 내가 아는 직장과 달랐던 거지)
혹시 회사와 관련해서 뭔가 단서가 있나 싶어서.
그러다가 한 사진에서 모니터 밑에 붙어 있는 포스트잇을 발견했어.
거기에 줌 아이디랑 비밀번호가 적혀 있었는데, 내가 알고 있던 회사명과 다른 이름이 보이는 것 같더라고.
사진을 너무 확대해서 화질도 흐렸는데 그걸 가지고 계속 검색했어.
그러다 결국 회사 하나를 찾아냄.
그 회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까 전남친 이름이 있었어.
거기서 끝이 아니고 회사 동아리 사진까지 찾아봤는데
사진 속에 전남친 얼굴도 있었음.
그제야 아 진짜 회사까지 속였구나 싶었고
심장이 너무 뛰더라
그런데 마침 그 회사에 내가 아는 지인이 한 명 있었거든.
그래서 전남친 이름과 사진을 보내면서
“내 남자친구 너희 회사 다니는데 혹시 이 사람 알아?”
라고 물어봤어.
그랬더니 그 지인이 나보고 확실하냐며
“어? 나 이 사람 2년 전에 청첩장 받았는데?”
라고 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유부남인 걸 알게 됐어.
그리고 나한테 줬던 회사 명함도 다시 확인해서
건너 건너 지인 통해서 명함 속 회사, 부서에 그 사람 존재의 대해 물어보니 그때 당시 현재 회사 명함이 아니라 이전에 다니던 회사 명함이었음.
나도 참 대단하지, 사람이 뭔가에 미치면 온갖 지인 다 동원하는 건 일도 아니게 되더라.
지금 생각해도 진짜 대단한 사람이다 싶어.
나는 일주일에 거의 매일 만났고, 새벽까지 같이 있었고, 해외여행도 같이 다녔으니까 오히려 더 의심을 못 했던 것 같아.
유부남이면 어떻게 나를 이렇게 자주 만나지?
이 생각이 있었거든.
참고로 혼인 서류? 그것도 보여줬어.
서류상 깨끗하다는 걸 어필한 거지.
근데 사람이 작정하고 속이니까 가능하더라.
그때 타로 상담 안 받았으면
아마 훨씬 더 오래 속고 있었겠지?
타로 보면서 이런저런 얘기 많이 들어봤지만
회사를 속이고 있는 것 같다, 유부남인 거 같다 라는 말 듣고 카톡으로 공유한 사진 다 찾아봤다가 유부남인 것까지 알게 된 건 아직도 레전드임.
아 그리고 심지어 나한테 보낸 사진 중에 몇년전에 찍은 사진도 많았음.
이후에 전남친한테 다시 연락은 왔지만 당연히 재회는 하지 않았어.
지금 생각하면 그냥
내 인생에서 제일 무서웠던 연애 중 하나임 ㅋㅋ